풍경사진방

수동재사

부용대 2013. 9. 23. 13:20

수동재사

경상북도 민속자료 제127

경상북도 안동시 풍산읍 수리 50

수동 재사는 서애(西厓) 류성룡(柳成龍)선생의 재실로 상로재(霜露齋)이며 기는 서애선생의 4자인   유천(柳川) 류초(柳初) 공 게서 찬한 것이다.

상로재기(霜露齋記)

만력(萬曆) 정미(丁未,1607) 년 우리들은 돌아가신 아버지의 유체를 수동 의 산에 모셨다. 이곳은 새로 잡은 터다. 촌락 사이에 끼어 있어, 소나 양을 치는 아이들이 찾아들거나, 또는 초원에서 불이 번져 올 것을 염려하여 산 밑에다 집을 지어가지고 수호할 생각을 하고 있는데, 마침 보우(甫右)라는 스님은 평소부터 잘 아는 사이였다. 우리들의 생각을 알고 딱하게 여겨 건축에 착수하였으나 힘이 부족한 까닭으로 오년만 에 비로서 두어 칸을 마련하였다. 공사를 마치고 나에게 이르기를 집에다 이름을 붙이는 것은 예로부터 내려오는 법이니 당신도 이름을 짓도록 하라하였다. 나는 슬픈 생각에 잠겨 말없이 있으면서, 자주 말하는데도 응답하지 않았으나, 다시 생각하니 보우 말이 옳았다. 한천(寒泉)이니 효사(孝思)니 하는 것도 옛사람이 지은 이름이 벌서부터 있었다. 관계되는 유례를 가지고 이름을 지어서 뒷사람들이 알게 하는 것이니, 안될 것이 없다. 그르나 모든 사찰이나 관광지의 건물이 땅이름을 붙이거나, 좋은 경치를 붙이거나 또는 그 건물의 의의를 가지고 붙이기도 하는데 여기서는 어떤 이름을 붙여야 하겠느냐고 했더니 보우는 이것은 산소를 위한 것이며, 또 영구히 보호되기를 위하여 지은 것이니, 사실대로 하면 되지 않겠느냐?” 하였다 그리하여 서리와 이슬 곧 상로(霜露) 두 글자로 현판을 달기로 하였다. {예기(禮記)}봄에 비와 이슬이 촉촉이 내리거나, 가을에 서리와 이슬이 내리거나 (할 때마다 그리워한다)” 라는 뜻에서 가져 온 것이다. 가신 부모를 그리워하는 것은 효자가 언재나 갖는 생각이 지만 특히 비와 이슬이 내리면 초목이 싹이 트고, 서리가 내리면 만물이 시든다. 시들었던 것이 싱싱해지고 싱싱하던 것이 시드는 동안 철이 바뀌고, 보이는 것이 모양이 달라질 때마다 허전하게 금시라도 뵈올 뜻한 생각이 들고, 이럴 때에 속으로 두려운 마음이 더욱 나타난다. 그 비와 이슬이 촉촉이 내리는 것을 보고 뵈올 뜻한 생각이 일어나고, 서리를 밞고서 두려운 마음이 생기는 것은 이른바 죽은 사람을 산 사람처럼 섬기고, 없어진 사람을 생존한 사람처럼 섬긴다.” 는 말과 거의 비슷하다 할 것이다.

아아 하늘과 땅 사이에 있는 모든 물건이 모두 성쇠가 있으나, 다만 서리와 이슬은 하늘과 땅과 함께 영원하여, 봄과 여름에는 촉촉이 적시우고, 가을과 겨울에는 차디찬 빛을 번적이며, 해마다 변함이 없는데도, 사람이 그 철을 당할 적마다 새로운 감회를 일으키곤 한다.

뒷날 이 곳에 오르는 사람은 이 집에 들어와서, 그 명칭을 생각해 보고, 그 명칭에 의하여 이름을 이렇게 붙인 근거가 무엇이며, 그렇게 느끼는 이유가 무엇인 것을 찾아본다면, 선조를 추모하는 마음이 저절로 우러나서, 영내를 살피고 청결하게 하며 제사를 정성들여 지내며, 나무들을 가꾸여야 하겠다는 정신이 일어서, 장차 더욱 부지런하고 게을리 하지 않아 영원한 세대에 이르도록 하루같이 성의를 다할 것이니, 이것이 내가 이름을 붙인 취지다.

그르나 여기에서 나는 또 끄게 두려워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이산에 있는 것은 풀이며 나무다. 비와 이슬을 맛 고 자라며 서리를 맛 고 단단해 저서, 싱싱하고 무성해지는 것인데, 후대에이 뜻을 받들지 못하는 자가 여기에 와서 싱싱한 것을 보고는 땔감으로 쓸 것을 생각하며, 무성한 것을 보고는 제목으로 쓸 것을 생각하여, 보호하기는커녕 도리어 망가뜨리어, 재실의 명칭을 붙인 의의라든가, 철이 바뀌는 데에 따른 사모하는 생각 같은 데에서는 조금도 문제로 삼지 않는 다면, 이는 짐승만도 못할 것이니, 어찌 사람 속에 끼일 수 있겠는가? 이런 뜻을 보우에게 애기하고 이를 엮어서 상로재기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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