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회마을 초가와 흙담이 어울리는 골목길,
의관을 정제한 어르신 발길이 분주하다.
오늘은 충효당 길사가 있는 날,
길제라고도 하는데,
서애 류성룡 선생의 종택인 충효당에서
40년 만에 새 종손을 맞는 일이다.
이번 길사는
서애 선생의 15세손 류창해(58)씨가,
부친 류영하 공의 기년상(1년상)을 마치고,
새 종손이 된 것을 고하기 위해 열렸다.
서애 종가의 이날 길사는
지난 1975년 길사가 열렸던 이후
40년 만에 일.
지난해 선친 류영하 옹이 작고해
그 종손 자리를 이어받게 된 것이다.
길사는 사당에서 신주를 모셔내는
출주례(出主禮)를 시작으로,
신을 불러오는 강신례,
새로운 종손이 첫 잔을 올리는 초헌례,
종부가 잔을 올리는 아헌례,
종헌례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이런 자리엔 안동은 물론이고
다른 지역 선비들도 참여하는데
인사나눔도 옛법으로 한다.^^
충효당 사랑채 마당이 비좁다.
다소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예를 다하고 있는 모습이다.
유교 전통이 남아있는 이 지역이니만큼,
의관정제한 선비 모습을 자주 볼 수가 있다.
오늘은 종부 취임식.^^
그러니만큼 종부가 곱게 차려입고
사랑채로 향하고 있다.
아! 곱다~
아헌관으로 나선 종부가 단연 길사의 꽃이다.
종부 자리를 물려주는 날,
지금까지 종부로 고생한
최부잣집 딸, 노종부의 웃는 모습이다.
만만치 않은 종부의 삶,
나같은 범부야 개인의 삶을 살고 있지만,
충효당 안주인으로서
개인의 삶이 어디 있었겠는가?
그걸 생각하며 노종부에게 박수를 보낸다.
사당에서 선조의 위패와
서애선생의 위패를 충효당으로 모셔가는 절차.
길사를 지내게 되는 가장 큰 목적은,
종가를 지켜가기 위함이다.
종택과 종손은 한 가문의 상징으로
종손, 종부가 사는 곳을 종택이라 하며,
명문가를 자처하는 가문은
종택을 중심으로 선조들이 남긴
학문적 성과와 위업을 지켜가야 한다.
퇴계문중에서 오셔서 예를 다하고 있다.
퇴계 차종손 모습이 보인다.
이렇게 모신 신주는
조상이 살아계신 듯 경건하고,
신성하게 보호되며 조상의 기일이 되면
성심을 다해 제사를 받들고,
찾아오는 손님을
한치의 소홀함 없이 정성을 다해 모신다.
종손과 차종손 모습이 보인다.
아직 학생인 차종손은
이 의식을 보며 어떤 마음을 가질까?
아마 어릴적 부터 보아왔으니,
장차 이 가계를 이어가야 한다는
책임과 의무감을 키워 왔을 것이다.
봉제사 접빈객의 전통은
곧 안동문화의 특징으로 이해되고
안동을 가장 안동답게 설명하는 관용어가 되고 있다.
이제 의식을 다 치루고
신주를 사당으로 모신다.
지나가는 길에 모두가 예를 갖춘다.
아헌관으로 잔 드리고
선조께 절 올린 종부,
오늘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이제 종손과 종부는
문중을 대표하는 대표성과 권위,
나아가 책임과 의무를 다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종부는 화려한 활옷을 곱게 차려입고
화관까지 쓴 채 새색시 복장을 했다.
제례의 분위기와 달리 화려한 옷을 입는 이유는,
활옷에 놓인 많은 수가 행운과 권위,
부부애, 영생 등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 의미대로 충효당이 영원하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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